섬유선종이 만져진건 몇 달 전부터인데,
처음엔 큰 모래알갱이같이 조그맣게 만져지더니 어느순간 만져보니 작은 조약돌정도의 크기로 만져졌다.
오른쪽 가슴이었고 피부에서 그리 깊지않은 위치였다. 예상크기 1.5 cm.
크기가 커지는게 심상치도않고 크기가 커진후부터 약간 이물감이 함께 느껴져서 (윗가슴이 약간 멍든것 같은 느낌) 병원 예약.
이대서울병원으로 정했고 이유는 일반 개인 유방외과는 불안하니 대형병원을 원했고,
여성질환을 많이 보는 곳이고, 새로 지었으니 기계가 모두 새것일 거라는 점.
삼성병원의 경우 친인척이 있지만 문의 해보니 조직검사 결과를 가져가야한다고 ...!
아마 수술 날짜나 기간도 한참기다려야해서 선택권이 없었을 것이다.
2019.10.15
이대서울병원 암센터 유방외과로 찾아갔고 내가 아무검사도 없이 간것이기에 초음파 검사를 해야하는데
현재 대기 인원이 많아서 바로 길건너 영상의학과 가서 검사받고 영상cd를 가져갔다.
알고보니 만져지던 곳 말고도 왼쪽에도 3개발견. 하지만 거의 대부분 1cm 정도의 크기였고
유방+갑상선 초음파였는데 갑상선에도 약간의 덩어리와 석회가 보인다고 하셨다.
크게 문제될정도의 크기는 아니니 1년마다 검사받으라고 하셨다.
초음파검사를 보시고 주치의 분도 모양이 나쁘지 않다고 양성 종양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다.
하지만 만져지던 덩어리는 크기가 2cm를 초과했고,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셨다.
수술은 크기도 그렇고 맘모톰 시술시 재발될 수 도 있기 때문에 외과 절제술로 가기로했다.
가슴엔 유선도 있고 워낙 감각세포가 많아 부분마취로는 견디기 힘들다고한다.
(전신마취이기는 하나 금방 회복될 줄 알고 그냥 수술날짜 잡음.)
수술날짜는 하던 일이 밀려있어서 다 끝내고 하기 위해 좀 나중으로 잡았다.
2019.11.10
입원. 오전 11시넘어서 알림문자가 오고 오후 4시까지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일요일이어서 응급센터 접수처로 가니 보호자 방문증과 환자용 손목밴드를 차주었다.
병실은 2,3인실중에(이대서울병원은 다인실이 최대 3인실이었음) 2인실을 원했는데 다행이 자리가 있어서 2인실로.
병실은 쾌적하고 역시 얼마 안된 건물이라 모든게 다 깔끔했다.
간호사분이 오셔서 병실 생활 설명을 듣고 우선 채혈과 흉부 엑스레이, 심전도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있었다.
옆자리 분이 없길래 1인실처럼 쓰다가 간호사분이 오셔서 이것저것 검사받으러 다녀오고 저녁도 맛있게 사식으로 먹고 돌아오니
드디어 고통의 순간이 왔다. 채혈.
처음 오른팔에 실패하고 살짝 고통스러워하던 중 왼쪽팔에 드디어 성공!
하지만 입원기간동안 이 바늘이 제일 고통스러웠다.
수술시 혹시 모를 수혈을 위한 수혈용바늘의 굵기가 굵다보니 넣을때도, 들어간상태도 너무 아팠다.
익숙해질 줄 알았더니 입원 내내 욱신거려 어쩔땐 수술 부위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채혈하면서 한 번, 링거 달면서 한 번 피를 흘려서 환자복과 시트도 두 번이나 갈아야했다.
팔을 못 구부리겠어서 일상생활에 완전 지장이 있다. 보호자 없으면 정말 힘들것같다.
이대서울병원은 보호자용 침대는 따로 없고 환자 침대옆에 의자가 펼치면 간이 침대가 된다.
맞은편 침대도 새로운 환자분이 오셨는데 유방암 초기에 발견하셔서 수술하러 오셨다고 한다.
건강검진으로 초기에 발견이 되었다고 하신다. 아이와 남편과 함께 금식전 맛있는 음식을 먹으로 가셨다.
나도 12시 자정부터 금식이 시작된다.
미리 준비한 자바라 거치대에 핸드폰 연결하고 핸드폰하다가 주치의 선생님이 오셔서 내일 수술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정오 12시 정도로 예상되고 수술시 떼어낸 조직을 가지고 일부는 동결절편검사로 조직검사를 한다고 한다.
그럼 바로 암인지 아닌지 알게되어 바로 임파선의 일부를 수술할지 말지를 결정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하셨다.
2019.11.11
수술날 아침. 지루한 오전을 보내다가 10시 넘어서 생각보다 이르게 나를 데리러오신 수술방 선생님.
얼른 속옷 다 벗고 환자복만 착용한채 일회용 덧버선 신고 휠체어에 태워져서 수술실로 가니
수술실 맞은편에 보호자용 방이 따로있어서 보호자는 그 곳에서 대기한다.
보호자는 수술이 끝나면 상담실로 가서 수술결과를 바로 들었다고 한다.
수술 대기실로 들어가 있으니니 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서 동의서 작성하고 금방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은 매우 춥고..추웠다.
멀쩡히 걸어서 침대위에 올러가니 따뜻한 면천을 덮어주셨고, 상의를 탈의하고 수술대 위에 누웠다.
마취약이 들어간다고 누군가 얘기하는 것까지듣고 3초만에 의식을 놓은거 같다. ㅎㅎㅎㅎ
의식이 드니 회복실이었고 두리번 두리번 몇번하니 간호사분이 오셔서 침대 째로 병실로 올라갔다.
나름 침대 옮길때 내가 알아서 바꿔탔다. 아직 마취덜 풀려서 안아팠다.
마취가 풀리고 간호사님이 졸려도 잠들지 말라고 하신다.
억지로 눈 뜨면서 누워있으려니 힘들었지만 상처가 점점 아파오면서 잠 깼다.
링거를 통해 진통제가 들어가는데도 너무 아팠다.
살짝 수술부위에서 실밥터지듯이 툭 두툭하는 감각을 두세번 느꼈고
살짝보니 수술부위에 대놓은 거즈에도 피가 조금 묻어 나오고있었다.
점점 고통이 심해져서 생리적 눈물이 나올때쯤 외과쪽 간호사님들이 오셔서 보더니
가슴이 너무 부었다고 거즈도 갈아주시고 의사 선생님도 불러주셨다.
정말 가슴이 E컵이 되어있었고 거즈를 갈면서도 피가 흘러 시트를 적셨다.
아무래도 내부에 피가 너무 고인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이 10cc주사기로 하나 가득, 두번째는 조금, 두번 더 해보시더니 피는 좀 뽑아 냈으니 지혈이 되게 압박붕대를 하자고 하셨다.
붕대로 감싸놓으니 통증이나 움직이기가 수월했다.
수술후 6시간정도는 금식이었고 금식이 풀리고 저녁은 사식으로 죽을 사먹었다.
압박붕대때문에 소화가 되는지 안되는지도 모르게 전복죽먹었다.
간호사분이 자주들러 붕대확인과 상태확인을 해주셨다. 항생제와 진통제도 더 넣어주시고 지혈 약도 넣어주셨던거 같다.
계속 한 자세로 자려니 등에 땀차고 허리아팠다. 평소 옆으로 잘 자는데 불가능함.
2019.11.12
다음날도 아직 가슴에 붓기가 많이 안빠진 상태였고 거즈에 피가 계속 묻어나왔다.
주치의 선생님이 또 피 10cc를 빼주시고 혹시모르니 내일까지 입원을 하자고 했다.
수술부위의 고통은 진통제도 있고 참을 만 했다. 문제는 수혈바늘이 정말 끝까지 아프다는거..
병원밥 맛있게 먹으며 입원도 늦추고, 엄마는 하루 더 보호자용 간이 침대에서 자야했다.
이대서울병원 지하에 안티앤스와 콜드스톤을 먹으면 버텼다.
2019.11.13
압박붕대는 풀었지만 피가 묻어나와 다시 주사기로 조금 고인피를 빼내고, 확실히 양은 줄었다.
아직은 퉁퉁부은 몸을 이끌고 퇴원.
브라렛의 길이를 조절하고 편한 옷입고 출근을 했다. 가만히 앉아서 쉬엄쉬엄 일했다.
녹는실이라 1주일뒤 조직검사 결과와 상처만 소독하러 가면 되는줄 알았건만.
다음날 또 거즈에 피가 묻어났다.
가슴의 붓기는 처음보다는 덜하지만 아직 D컵에 가까웠고 ...왜 가슴성형수술하는지 이해가 됐고..
2019.11.15
거즈가 다 찰때까지 피가 고여 금요일 다시 병원에 갔다.
주사기로 피를 뽑아보면 나오는 건 없었다.
많이 부었고 멍도 많이 들었다. 멍은 압박붕대하면서도 눌려서 자국이 심하게 났다.
거즈를 새로 갈고 외래진료만 받았다.
2019.11.19
조직검사 결과 섬유선종이 맞고 암은 다행이 아니라고 하셨다.
비정형 세포가 일부 발견되어 6개월마다 추적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2019.11.22
주중동안 피가 또 나서 병원에 가야했다. 붓기는 원래보다 약간 부은 정도로 많이 가라앉았다.
딩동 - 저 또왔습니다-.
나처럼 건강하고 젊은 사람중에는 이렇게 붓는 사람은 잘 없다고 하셨다. 진짜 약 복용하던거 없는데...
아마 안에 종괴를 떼어낼때 조직을 많이 떼어내다보니 피가 난게 조직 사이사이에 고여있다가 나오는것.
묻어나오는 피가 어두운 색이다. 검정피는 고인 피가 나오는 것이라고 하셨다.
피가 나오느라고 상처가 천천히 회복될 거라고 하셨다.
항생제와 소염제를 처방받고 나왔다.
이쯤되면 그냥 또 피가 나올것같아서 화요일도 예약해놨다.
언제쯤 완치될까. 멀쩡히 병원에 들어간 사람이 환자가 되서 나오니 생활이 되는게 없다.
아직도 가만히 누워서 잔다. 매일 아침 등에 땀차서 일어나는데 씻기도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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